읽은 기간 : 1/16~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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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의무는 죽음을 늦추거나 환자에게 예전의 삶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무너져버린 환자와 그 가족을 가슴에 품고 그들이 다시 일어나 자신들이 처한 실존적 상황을 마주보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돕는 것이다.
쌓이고 쌓인 경험들이 삶의 세부사항들에 의해 마모되어버리는. 바로 이런 순간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현명해지는 순간이다.
놀랜드는 어렸을 때 손가락으로 할머니의 피부를 꾹 누른 뒤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 얼마나 걸리든지 지켜보는 장난을 쳤다. 전과 다르게 짧아진 호흡과 함께 이런 노화 현상은 하라머니의 '울혈성 심부전이 서서히 진행 중이며, 오래된 피가 오래된 폐의 오래된 조직에서 가져 나오는 산소의 양이 현격하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징후였다.
때때로 죽음의 무게가 손에 잡힐 듯 뚜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스트레스와 고통이 공기 중에 감돌았다. 평소에는 그 공기를 들이마시면서도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습하고 후텁지근한 날처럼, 공기의 무게 때문에 질식할 것 같은 날도 있었다. 또 어떤 날은 끝이 보이지 않는 여름날의 정글에 갇혀 온몸이 땀에 젖은 채, 환자의 가족이 흘리는 눈물을 비처럼 맞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신경외과의의 진단을 들었을 때 환자의 눈빛이 바로 그렇다. 때로는 그 소식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뇌파가 일시 중단되며 고통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을 '심인성'증후군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나쁜 소식을 들었을 때 경험하기도 하는 졸도의 심각한 형태이다.
최고참 레지던트가 되자 나는 거의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했고 성공과 실패의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주어졌다.
긴장감 높은 분야의 의사는 삶과 정체성이 위협받고 삶이 굴절되는 가장 위급한 순간에 환자를 만나게 된다.
나는 나 자신의 죽음과 아주 가까이 대면하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동시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 저자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마지막 2년의 기록을 담은 책. (참고:네이버)
작가의 학창시절부터 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적혀있다. 시체를 해부하는 과정도 자세히 적혀있다.
본인이 환자가 되기 전 까진 치료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몰랐다고 한다
의사로서 의학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위해 자기병세에 대해 기록을 빼놓지 않은 멋진 사람.
죽음을 코앞에 두니 남은 가족을 위해 미래 계획을 더 꼼꼼히 체크한 작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의사로서 더 잘 알기때문에 더 두려웠을 것 같다
마지막을 함께하는 이 부부의 모습도 너무 안타까웠다
지금 현재 생활에 권태감이 든다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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