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기간 : 11/17~11/22
난 제아무리 예쁘거나 매력이 있어도 애초부터 나랑 연결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면 본능적으로 마음이 아예 시작을 안 한다. 거절에서 비롯되는 상처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것이다.
이름이란 과연, 그것을 부르는 사람, 즉 타인에 의해서 그 가치가 완성되는 것이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이 내 이름을 애정 어리게 불러 주었을 때,
무려 삼십여 년간이나 탐탁지 않아 했던 이름을 비로소 나 스스로도 좋아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인생은 단순해요. 우리 머릿속이 복잡할 뿐이지.
나는 애써, 일주일간 내가 가졌던 그 모든 설렘과 기대, 그리고 짜증과 화를 잊으려 노력했다. 나를 그렇게 흔들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고 반복해서 믿으면서.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면서.
참 신기하죠.
내 고민엔 갈피를 못 잡고 허우적대면서 남의 고민을 들으면 해답이 너무도 선명히 보이고
내가 어울리는 사람들의 질은 100% 내가 결정한 것 누구탓을 할 필요가 없다. 그게 마음에 안 들면 좀 더 열심히 살아 보든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따로 있을까?
내 경험에 의하면 가치란 건 사랑을 함으로써 만들어지더라. 하기 전에 고려된다면 그것은 조건이 될 뿐.
어렵게 산 옷 두 벌을
오늘 백화점에 가서 환불받았다.
품 안에 있던 물건을 돌려주고 나자
비로소 그 옷이 내게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가
선명해지더라.
한 옷은 그러고 나서 다시 생각이 나지 않았고
한 옷은 내내 눈에 밟혔다.
어떤 게 정말 내가 원하고 필요한 것인지
떠나보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항상 그렇지만
옷이야 또 가서 사오면 그만이지만
사람은 그럴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그 내용이 무엇이건, 남의 속을 들여다보는 일이란 어떻게든 내 마음속에 풍파를 가져오기 마련이라고 하는 것이다. 꽤 남자답게 그녀를 보내주었다고 생각했던 나는, 종잇장처럼 도로 얇아진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밤새 끙끙 앓았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다정하게 서로를 지탱하던 감정의 추가 어느 날부턴가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연애는 그 어떤 관계보다 갑과 을이 잔인하리만치 명확한 권력관계로서의 민낯을 드러낸다.
오랫동안 간절히 원하던 것을 마침내 갖게 되었을 때 왜 생각만큼 기쁘지 않을까.
하지만 다시 이것을 놓아버린다고 생각하면 어째서 여전히 아찔할까.
누군가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때
내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의 상처에 집중하는 사람 중 나는 어느 쪽일까.
어느 쪽이어야만 할까.
세상을 보는 눈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이미 완성되어버린 사람과 마주하게 되면 나의 입은 무거워진다. 한없이.
사랑과 이해는 어째서 한 몸이 아니던가
헤어지고 나서야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일은 왜 그렇게 많았던가.
내 목숨보다도 더 사랑한다던 너를 이해하는 일만은 어째서 그토록 어려웠던가.
무조건적인 믿음과 사랑을 퍼붓고 싶은 상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나를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무슨 대답을 할 수 있겠어. 단지 니가 좋기 때문이라는 말 외엔 다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는데.
책의 가장 위대하고도 현실적인 효용성은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람들과 있을 때 못지않게
때로는 그보다 더욱 풍요로운 순간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어떤 증오와 불만의 마음도 너라는 존재 앞에선 그저 어디론가 다 증발해 버리고 마는 걸까. 이 모든 감정들이 모두 누군가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니 문득 두려움이 앞섰다.
보이는 것이 전부다. 보이는 대로 판단하라. 이 간단한 법칙을 실천하지 못해 멀고도 고통스러운 길을 돌아가는 사람들은 불행히도 언제나 더 좋아하는 쪽이다.
이석원의 에세이는 보통의 존재 다음으로 두번째로 읽어봤다
보통의 존재보다 좀 더 그의 사생활?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책.
이 책을 보면서 이 사람 참 자기감정에 솔직하다
그리고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고 돌볼 줄 안다
맞아 이 사람도 연예인이기 이전에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지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
이석원의 연애이야기를 속속들이 파헤쳐서 주욱 풀어 놓았는데 마치 내가 이석원이라도 된양 같이 아팠다.
이 남자 참 묘한 매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