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기간 : 3/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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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마음 하나면 무엇도 상관없이 이어가도 되는 게 인연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었는지를 알아가게 돼. 마음만으로 되는 건 무엇도 없다고,
그 이상의 절묘함, 운명적임, 적절한 시기를 함께 하는 것.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인 건 아니더라고
사람들이 서로의 스펙을 묻고, 진열하고, 서열화하는 것은, 사람 볼 줄 아는 능력을 상실해가기 때문이다.
사람 눈빛과 낯빛 보면 대충 알고, 몇 번 말 붙여보면 더 또렷이 느낀다.
글 쓰는 것, 사람 대하는 것을 보면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직관을 가지려면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프랑스 책들을 사 보면, 책날개에 저자의 얼굴은커녕 이름 말고는 소개 한 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껏 독자에게 친절을 베푸는 출판사가 있다면, 저자가 같은 출판사에서 낸 책들의 목록을 알려주는 정도.
이 프랑스식 불친절을 책에 대한 존중이며, 결국 독자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어떤 편견이나 선입관도 없이 책과 직접 대면하라는 주문이다.
아무도 없는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칼리와 함께 내려오는데, 칼리가 저 끝을 가리킨다.
"엄마, 저 담배꽁초 좀 봐." 에스컬레이터가 접혀 들어가는 마지막 계단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있었다. 자꾸만 내려오는 계단에 치어 쉼 없이 통통 튀어 오르고 있는 모습이 마치
구타를 당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칼리는 담배꽁초를 구해주고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무생물인 줄 알지만, 저 담배꽁초가 정말 불쌍해 보였어. 아, 이제 좀 편하겠다"
세상의 미물들이 겪는 고통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를 가졌다는 것,
소중한 능력이다. 문득 이 아이가 나보다 커 보였다.
도움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상처받는 것이다. 도움은 도움을 주는 쪽에 절대적인
선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는 쪽의 자기 자존의 정당한 몫을 해치기 때문이다. - 김훈
갈비뼈를 내주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그리하고 멀리 달아날 것.
도움을 받은 사람이 자기 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마지막 결정적인 지점에선
묵묵히 바라만 볼 것. 자식이 맞이해야 할 고난과 역경을 부모가 대신 맞아주지 말 것.
남의 인생을 결코 대신 살아주려고 애쓰지 말 것. 남의 고난을 대신 짊어지는 자,
결국 상대의 자존을 빼앗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영혼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의 첫 단계는 타인의 자리에 서서 그 사람의 심정을
헤아려 보는 것이라고 인디언들은 말한다. 어쩜 그것만으로 충분할지 모른다.
우리에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그것이므로.
세상은 지금보다 느린 속도로 돌아가야 한다. 불필요하게 빠른 속도에 목숨 바쳐 순응해봤자,
늘어나는 건 부자의 곳간에 썩어 나는 돈뿐이다.
인간들에게 필요한 건 썩어버릴 더 많은 재화가 아니라, 휴식이다.
방황하고, 음미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작가는 문화축제와 공연등을 기획하다 프랑스로유학을 갔다고 한다.
빨리빨리 한국과 느릿느릿 프랑스를 비교해주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급할필요가 없는데도 항상 쫓기든 산다. 어찌보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계같이 돌아가는 사람 말고, 온정이 넘치는 사회이길 나 또한 바란다.
작가가 프랑스에서 딸과 지낸 일련의 사건들을 주욱 기록해놓은 책!
작가의 딸 칼리가 학교를 다니며 자연스럽게 터득하게되는 행동들을 보니
프랑스의 교육을 획일화된 교육관의 우리나라도 어느정도는 따랐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이슈가 되었던 정치관련 내용들도 많은편이다
정치에 대한 내용이 꽤 있고 정치색도 꽤 있는편이라 읽기 부담되는 내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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