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기간 : 3/21~25

 

 

 

 

 

 

 

 

 

 

 

 

 

  %EC%83%89%EC%97%B0%ED%95%84 내게는 울림이 있었다. 이 책들 때문에 알지 못하던 세계로 연결되었다. 

이 책들 때문에 인생의 계획을 바꾸기도 했다. 이 책들 때문에 회사 가는 일까지

즐거워졌던 아침이 있었다. 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때의 나는 기억한다.

사람은 안 변한다지만 이 책들 덕분에 잠깐 동안이라도 변했던 나는 기억난다. 

그게 내가 책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의 어쩌면 전부일 것이다.


 %EC%83%89%EC%97%B0%ED%95%84 몯느 독서는 기본적으로 오독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오독의 순간도 나에겐 소중할 수 밖에 없다.

그 순간 그 책은 나와 교감했다는 이야기니까. 그 순간 그 책은 나만의 책이 되었다는 이야기니까.

그때 나를 성장시켰든, 나를 위로했든,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든, 그 책의 임무는 그때 끝난 거다.


 %EC%83%89%EC%97%B0%ED%95%84 일어날 객관적 사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단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나의 주관적 태도일 뿐입니다.

나는 다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나 자신의 주관적 태도를 고상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인 것입니다.

 

 %EC%83%89%EC%97%B0%ED%95%84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돌아와보니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다.

 

 %EC%83%89%EC%97%B0%ED%95%84 만약은 어디까지나 만약이다.

가보지 않았기에 알지 못하고, 선택하지 않았기에 미련만 가득한 단어이다.

그 모든 만약에 대한 답은 하나뿐이다. 나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라는 답

 

 %EC%83%89%EC%97%B0%ED%95%84 네덜란드로 돌아갈 때쯤이면 이 그림을 완성할 것 같아. 이번 겨울에는 또 다른 곳에 가서 내내 그림만 그리려고.

근데 여기가 너무 싸고 좋아서, 여기 또 올 것 같기도 해.

순수한 열망이었다. 뭐가 될 것 같다는 욕심도 없이, 남들이 어떻게 볼까,

여기까지 왓는데 뭐라도 봐야 하지 않을까, 어디라도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없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다. 펄펄 끓는 욕망도 아니었고, 자신을 위한 담담한 바람이었다.


 %EC%83%89%EC%97%B0%ED%95%84  "엄마, 친구가 오늘 학원 가지 말자고 그러는데, 학원 빠져도 괜찮나?"

'니 학원을 니가 알아서 해야지. 내한테 물어보면 우야노'
엄마가 내 수학학원 진도를 아는 것도 아니고, 오늘 수업이 얼마다 중요한지를 아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엄마 말은 토씨 하나 틀린 구석이 없었다. 그건 내가 아는 거였다. 내가 판단할 문제였다.


 %EC%83%89%EC%97%B0%ED%95%84 어떤 부모가 안 그렇겠냐만은, 나에 대한 엄마의 믿음은 신앙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방치에 가까운 그 방목이 아니었다면, 나는 울타리 안에서 영원히 머물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울타리만 넘어가면 더 풍성한 풀밭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울타리 안에서 먹을 풀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어떤 믿음은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멀리멀리 떠나보낸다. 그래도 된다는 용기를 준다.


 %EC%83%89%EC%97%B0%ED%95%84 엄마 '가'군에 서울에 있는 대학교랑 경산대 한의대가 있는데 어디에 내지? 요즘 한의대가 뜬다네
엄마는 가르치던 학생의 피아노를 중단시켰다. 그리고 창밖을 가리키며 한마디를 했다.
저기 말이가? (엄마 학원 바로 앞에 경산대 한의대가 있었다.)
"응"
대구에서 좀 떠나도
나는 방으로 돌아왔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원서를 냈고, 결국 혼자 서울로 올라왔다.
엄마는 단 한 번도 걱정하지 않았다. 자신의 품에서 떠나 자신의 길을 가는 딸에 대해서.
혼자 서울에 사는 딸의 안전에 대해서.
다만 그 순간 엄마는 걱정되었던 것이었다.
자기처럼 딸도 대구를 떠나지 못할까 봐. 딸의 인생이 답답해질까 봐.
어쩌면 그 순간이 엄마가 내 인생에 가장 크게 개입한 순간일 것이다.

 %EC%83%89%EC%97%B0%ED%95%84 어떤 부모가 안 그렇겠냐만은, 나에 대한 엄마의 믿음은 신앙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정말 어릴 떄부터 그랬다. 방치에 가까운 방목 아니냐면서 내가 엄마를 놀리지만,

나도 알고 엄마도 안다. 그 방목이 아니었다면, 나는 울타리 안에서 영원히 머물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울타리만 넘어가면 더 풍성한 풀밭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울타리 안에서 먹을 풀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믿음은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멀리멀리 떠나보낸다. 

그래도 된다는 용기를 준다. 내 맘대로 해도 결국 엄마는 나를 믿을 거니까. 엄마는 그럴 거니까.


 %EC%83%89%EC%97%B0%ED%95%84 쓴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이다.


 %EC%83%89%EC%97%B0%ED%95%84 나는 쓴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쓴다.

아무도 못 보는 곳에도 쓰고, 모두가 보는 곳에도 쓴다. 쓰고서야 이해한다.

방금 흘린 눈물이 무엇이었는지, 방금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왜 분노했는지, 왜 힘들었는지, 왜 그때 그 사람은 그랬는지,

왜 그때 나는 그랬는지. 쓰고 나서야 희뿌연 사태는 또렷해진다.

그제야 그 모든 것들을 막연하게나마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쓰지 않을래야 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EC%83%89%EC%97%B0%ED%95%84 나에겐 타임머신도, 두 번의 기회도, 좋은 머리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쓸 수밖에 없다. 쓰면서 그 막연함을 약간이라도 구체화할 수밖에 없다.

글을 쓰면 적어도 복기할 기회가 주어지니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니까.

내 감정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되니까.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으니까.

아니, 이해해보려고 적어도 노력해볼 수는 있으니까. 

그러니 쓴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이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EC%83%89%EC%97%B0%ED%95%84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는 쓸 말이 없었다.

나를 위로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았으니까. 

그는 내게 어떤 상처도 주지 않았으니까.

자연스럽게 일기장은 서랍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나는 깨달았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나는 썼구나.

그러니까 아빠의 죽음 앞에서도 나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서랍 속 일기장을 꺼냈던 것이다.


 %EC%83%89%EC%97%B0%ED%95%84 그런 세계였다. 이 세계는. 마침표 하나에도 이유가 있어야 하는 세계.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제자리에서 기능을 해줄 때 겨우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세계.

15초에 들어가는 한 문장을 위해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는 세계.

어쩌다 보니 내가 그 세계에 들어와 있었다.


 

 

 

이름은 김민철이지만, 여자 작가. 
11년째 박웅현 CCO 팀에서 일하고 있고 sk텔레콤, 네이버 등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한다.

모든 요일의 여행이라는 책도 읽었는데 이번엔 기록!을 읽었다.

기억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카피라이터.
아주 가까이에 피아노학원을 운영했던 엄마와 바이올린을 가르쳤던 엄마친구, 음악을 사랑하는 남편 옆에서 음악과 가까이 살고있는 사람.
책을 정말 다양하게 많이 읽었단다. 톨스토이 알베르카뮈 등~ 나에겐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던 책들까지도~

배움에 욕심이 많았고 그걸 다 하게 한 엄마. 방목하는 엄마에게서 자란 딸. 풀어두어도 일정한 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엇나가지 못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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